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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물,Alcohol

라벨로 알아보는 위스키 #02 the 발베니 12y 더블우드

by SmiteStitch 2023. 11. 9.

목차

    우드피니시의 정석 : 더 발베니, the Balvenie

    코로나 시대 이후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위스키 3 대장 중 하나인 더 발베니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발베니 입문주 12년 산 더블우드를 살펴보겠습니다.

    the Balvenie 12y DoubleWood Single Malt Scotch Whisky
    더 발베니 12y 더블우드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

     

    더 발베니는 아주 훌륭한 밸런스와 맛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좋게 얘기하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호불호가 거의 없는 위스키'이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개성이 없는 그냥 무난한 위스키'라는 얘기를 듣고 있기도 하죠.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아직까지 위스키를 접해본 적이 없어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전이신 분이라면 싱글몰트 엔트리로는 최고의 위스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현대 위스키 생산공정의 정석을 확립한 '데이비드 스튜어트'라는 몰트마스터의 이름만으로도 발베니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마셔봐야 하는 위스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라벨을 보면서 발베니 12y 더블우드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발베니_전면라벨
    발베니 전면 라벨

     

    SINGLE MALT SCOTCH WHISKY ESTD 1892

    맨 위쪽에는 발베니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892년에 설립된 '스코틀랜드산 싱글몰트 위스키'임을 새겨두었습니다.

    발베니-더프타운-스페이사이드
    THE BALVENIE

     

    스코틀랜드 밴프셔지방에 있는 'THE BALVENIE' 증류소에서 증류하고 있다고 표시하고 있습니다. 벤프셔는 스코틀랜드 북부지방의 카운티(옛 백작의 영지라는 뜻에서 유래한 행정구역)입니다.

    벤프셔 카운티

    벤프셔 카운티

    더프타운

     

    좀 더 정확히는 밴프셔 더프타운(DUFFRTOWN)에 있는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 위치한 증류소입니다. 스페이사이드 지역이라 함은 스페이강(SPEY LIVER) 주변에 모여있는 위스키 증류소들이 있는 지역을 얘기합니다. 이곳에는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많은 증류소들이 있습니다.

    스페이사이드-증류소
    스페이사이드 증류소들

     

    이 지역에 증류소가 많은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그 무엇보다도 위스키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인 풍부하고 깨끗한 담수원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발베니는 윌리엄 그랜트가 글렌피딕 증류소를 세운 이후 두 번째로 세운 증류소이며 글렌피딕 증류소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DOUBLEWOOD - MATURED IN TWO DISTINCT CASKS

    발베니-우드피니시-더블우드
    더블우드 - 발베니 우드피니시 공법

    저번시간에 살펴봤던 JAMESON 아이리시 위스키의 'TRIPLE DISTILLED'문장이 제임슨의 자긍심과 같은 문장이라 말씀드렸듯이 'DOUBLEWOOD', 이문장은 발베니의 자긍심과 같은 문구라 생각이 됩니다.

     

    문자 그대로 두가지의 오크통을 사용하여 숙성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발베니 측에서는 '우드피니시(Wood Finish)'라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마치 당연히 그렇다는 듯이 싱글몰트위스키를 생산하는 거의 모든 증류소들이 적용하고 있는 생산방식입니다. 우드피니시공법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이 바로 발베니의 상징과도 같은 전 몰트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이죠. 이분에 관한 얘기는 아래쪽에 더 언급하도록 하고 라벨을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FIRST CASK

    정면라벨-왼편-첫번째캐스크
    우드피니시 - 첫번째캐스크 - 위스키오크

     

    전면라벨의 왼편에 세로로 적혀있는 첫번째 캐스크에 대한 부분입니다. 첫 번째 캐스크는 전통적인 위스키 오크배럴로 여러 해를 숙성시키는 데 사용한다고 나와있네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vanilla spiciness로부터 버번을 숙성시켰던 오크통으로 숙성시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뿐만 아니라 많은 위스키 증류소들은 미국의 버번위스키를 숙성시켰던 오크통을 수입하여 위스키숙성에 사용합니다. 

     

    풍미와 향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가격적인 측면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오크배럴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화이트오크나무가 미국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으며 버번위스키는 반드시 새로운 오크배럴을 사용하여 만들어야 한다는 법령이 있기 때문에 버번위스키 숙성에 사용한 배럴은 버려지게 되므로 아주 저렴하게 오크배럴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발베니측에서도 오크배럴을 생산합니다. 보통은 2차 숙성을 위한 쉐리오크배럴을 위해 제작하며 셰리와인을 숙성하는 곳에 임대해 주고 와인숙성이 끝난 배럴을 회수하여 발베니 12y 더블우드의 두 번째 캐스크 피니싱에 사용합니다. 

     

    SECOND CASK

    전면라벨-오른편-세컨캐스크
    우드피니시 - 두번째캐스크 - 셰리오크

     

    유러피언 오크나무로 제작한 배럴로 셰리와인을 숙성시킨후 발베니 12y 더블우드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데 사용합니다. 과일향과 달콤함의 깊이를 더해준다고 설명되어 있네요. 보통 9개월 정도를 이 세컨드캐스크에서 숙성시킨 후 툰(TUN)이라 불리는 대형 오크통에서 3~4개월 정도를 담아 메링(Marring)이라는 과정을 더 거치게 합니다.

     

    보통 메링이라하면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 때 서로 다른 위스키들을 섞어 안정화시키는 작업을 말하는데요 반드시 블렌디드의 안정화만을 위한 공정은 아닙니다. 싱글몰트의 경우 물을 첨가하여 병입준비가 된 알코올 농도를 조절하는 공정이기도 합니다. 물론 단순히 통에 넣어두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물을 첨가하였을 경우 물과 알코올이 고르게 섞이지 않아 레이어링(Layering)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메링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HE BALVENIE MALT MASTER - David C. Stewart MBE

    발베니몰트마스터-데이비드스튜어트
    발베니 몰트마스터 - 데이비드 스튜어트 MBE

     

    지금의 발베니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the발베니의 몰트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의 시그니처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 위에 나와있는 내용은 위에서 살펴본 두개의 다른 오크배럴을 사용한 캐스크 피니싱에 대한 얘기이므로 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962년 17세의 나이로 발베니에 입사하여 1974년 몰트마스터로 임명되었습니다. 60년을 헌신한 발베니맨으로서 위스키평론가 짐 머레이에게 위스키의 신(神)이라는 칭송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 : 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받았습니다. (참고로 훈장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다 Sir를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등급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MBE에 대한 간략한 표를 맨 아래쪽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데이비드 스튜어트께서 위스키업계에 끼친 영향중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글에서 소개하고 있는 the발베니 더블우드를 만드는 데 사용된 '캐스크 피니싱'이라는 공법을 만들어내어 오늘날 수많은 위스키 증류소가 이 공정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은퇴를 하고 후계자를 선정하여 the발베니의 몰트마스터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은퇴한 '데이비드 스튜어트'의 업적을 기념하며 the발베니에서는 the발베니 60y과 함께 1년 동안 헤리티지 전시 및 기념행사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위 사진에 보시면 '데이비드 스튜어트' 몰트마스터와 함께 적혀있는 이름이 보이실 겁니다. 이분이 바로 the발베니의 새로운 몰트마스터이신 켈시 맥케니(Kelsey McKechnie)입니다. 은퇴하는 영웅을 보내며 바치는 60년 산의 병에 그의 자리를 물려받을 새로운 영웅을 소개하는 멋진 기념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켈시 맥케니 몰트 마스터에대해 짧게 살펴보자면


     

    일단 예쁩니다! ㅎㅎ 글래스고 출신이며 University of West of Scotland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Heriot-Watt University에서 양조 및 증류 석사를 취득하였습니다. 인텔리군요. 2014년 8월부터 the발베니의 모회사인 William Grand & Sons에서 일하기 시작하여 Glenfiddich, Monkey Shoulder, Tullamore DEW 및 Milagro Tequila를 포함한 증류주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자신의 평생 이렇게 코가 좋은(위스키를 만드는데 뛰어난 코를 소유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 두분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시리즈물이 되어야 할 테니 이 두 몰트마스터가 말하고 있는 the발베니를 끝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Kelsey : the발베니는 토피, 버터스카치 노트입니다. 입안을 코팅하는 시럽 같은 달콤함이 있죠. 그 끝에 향신료와 꿀의 톤이 나옵니다. 그것은 정말 풍부한 드라마이죠. 이것이 발베니라 생각합니다.

    David : 12년된 싱글배럴이 좋은 예입니다. Kelsey가 언급한 모든 표현과 설명이 들어있죠. 셰리오크를 추가하면 트리플 캐스크처럼 더 복잡해지지만 여전히 주요한 부분은 미국산 오크의 스파이시함이 더해지죠.

     

    팬데믹과 발베니

    사실 코로나이후 위스키의 몸값은 미친 듯이 상승하였습니다. 특히 팬데믹의 수혜를 입은 세 가지 위스키를 꼽으라면 바로 이 the발베니와 the맥켈란(셰리) 그리고 글렌알라키가 되겠죠. 하지만 the 발베니의 경우 오픈런과 품절사태를 일으키면서도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다른 두 위스키와 다르게 꽤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째서일지 이유를 찾아보려 했으나 명확한 이유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만 적어도 가뜩이나 시대에 맞지않는 주세법으로 인해 위스크의 가격이 안드로메다인 한국에서 그 광풍을 겪으면서도 구할 수 없어서 못 마시기는 했어도 사기에 가까운 가격을 만들어내지 않은 그 꾸준함에서  the발베니라는 위스키의 품격을 엿볼 수 있었다는 다소 무리한 뇌피셜을 던지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건강하고 슬기로운 음주생활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영제국훈장 등급표

    • 1등급: 대영 제국 훈장 대십자 기사·여기사(Knight Grand Cross or Dame Grand Cross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GBE))
    • 2등급: 대영 제국 훈장 사령관 기사·여기사(Knight Commander or Dame Command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KBE or DBE))
    • 3등급: 대영 제국 훈장 사령관(Command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CBE))
    • 4등급: 대영 제국 훈장 장교(Offic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OBE))
    • 5등급: 대영 제국 훈장 구성원(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MBE))

     

    1~2등급부터 Sir(경) / Dame(여사)의 칭호가 붙습니다. (기사작위)

     

    3~4 등급과 훈장을 받은적 없지만 Sir의 칭호가 붙는 경우

     

     1. Knight Bachelor를 별도록 받은 경우

     2. 영국 연방의 서훈제도를 잘 몰라 실수로 붙여서 부르는 사람들의 경우

     3. 단순한 경의의 표현.

     

    또한 등급이 정해졌다고 해서 계속 고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추후 많은 공로가 더 인정되면 등급이 상향되어 상위 등급으로 올라설 수 도 있습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경의 경우가 그렇죠. 퍼기는 1985년 4등급(OBE)을 받았고 1995년에는 3등급(CBE)을 받은 후 1999년 Knight Bachelor에 서임되어 기사작위를 받았습니다. 훈장등급으로는 CBE까지 상승하였고 2등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KB를 별도록 받아 Sir의 호칭을 부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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