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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물,Alcohol

라벨로 살펴보는 위스키 #06 글렌알라키 SC(싱글 캐스크) 2011

by SmiteStitch 2023. 12. 22.

목차

    팬데믹 시대 오픈런 삼대장, 글렌알라키

    글렌알라키-싱글캐스크-2011
    글렌알라키 싱글캐스크 2011

    오늘은 드디어 그 유명한 글렌알라키를 살펴보려 합니다. 팬데믹시대에 위스키 광풍을 주도했던 3 대장은 맥켈란 셰리, 발베니 12y 더블우드, 그리고 글렌알라키 10 CS였죠. 오늘 살펴볼 위스키는 그중 글렌알라키이며 2011 싱글캐스트 타이틀을 달고 나온 위스키입니다.

     

    글렌알라키의 뜻

    글렌알라키는 '바위가 많은 계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게일어이지만 이름과는 다르게 꽤나 낮은 구릉으로 둘러쌓은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주락이 월드의 조승원기자님의 말씀에 의하면요.ㅎ) 

     

    글렌알라키는 사실 역사도 짧고 그리 잘 알려진 증류소가 아니었다죠. 1967년  당시 영국에서 판매량이 아주 좋았던 맥킬린(Mackinlay's)의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기 위한 원액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증류소라고 합니다. 이후 1985년 인버고든(Invergordon)으로 팔린 글렌알라키는 가동이 중단되지만 1989년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로 편입된 후 블렌디드 위스키 제조용 몰트위스키를 다시금 생산하게 됩니다.

     

    스카치위스키 업계의 전설 빌리워커(Billy Walker) 글렌알라키를 품다.

    그리고 드디어 2017년 글렌알라키의 지금의 위상을 만들어가게 되는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그것은 바로 페르노리카가 글렌알라키증류소를 매각한다 발표했는데요 그 대상이 바로 스카치위스키 업계의 전설 '빌리워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분은 사실 위스키 업계에서 실패라는걸 모르고 살아온 인물입니다. 글래스고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1972년 밸런타인에 입사 4년간 실무를 경험하고 1976년 능력을 인정받아 인버하우스(Inver House)로 이적하여 마스터 블렌더로 6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분의 이력 중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다 쓰러져 가던 증류소들이 이분의 손을 거쳐 완벽하게 부활한다는 사실이죠. 이것은 글렌알라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스카치 업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죠.

     

    이분이 되살려놓은 많은 증류소들중 3곳을 잭다니엘스를 소유한 브라운 포맨(Brown Forman)이 2016년 약 4300억 원에 인수를 하게 되는 것 또한 이분이 만들어낸 신화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떼돈을 벌었으니 은퇴하여 유유자적 노후를 즐길 줄 알았던 빌리워커가 글렌알라키를 인수하여 70세의 나이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포르테우스(Porteus) 제분기와 글렌알라키

    스코틀랜드에는 매우 유명한 제분기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포르테우스이죠. 수많은 스코틀랜드의 증류소들은 당화를 위해 몰트를 제분할 때 이 회사에서 만든 기계를 사용해오고 있다고 하죠. 글렌알라키에도 포르테우스社의 제분기를 사용을 합니다. 

    포르테우스-제분기
    포르테우스 제분기 출처:Flickr

     

    그런데 그 역사가 자그마치 55년이 넘었다고 하죠. 이건 그리 오래된 게 아니라고 합니다. 80년은 물론 100년이 넘은 포르테우스 제분기를 사용하는 증류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올 수 있었던 건 이 회사의 제품이 너무나 튼튼해서 몇 가지 수명이 다하는 소모품들을 교체해 주면 100년을 사용할 정도로 튼튼한 제품이라는 것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튼튼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포르테우스 회사는 경영난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글렌알라키 2011 SC(CS가 아닙니다 SC입니다.)를 살펴보기 전에 팬데믹시대에 오픈런을 주도했던 글렌알라키의 제품은 10y CS입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전면라벨 살펴보기

    글렌알라키-2011-싱글캐스크-전면라벨
    글렌알라키 2011 SC 전면라벨

     

    THE GLENALLACHIE SPEYSIDE SINGLE MALT SCOTCH WHISKY

    스페이 사이드 지역의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임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 아래쪽에는

     

    NATURAL COLOR 2011 NON CHILL FILTERED SINGLE CASK

    논칠필터드 공법으로 자연스러운 컬러를 낸 싱글 캐스크라고 표시해두고 있습니다. 많은 증류소들이 이러한 공정을 거치는 경우 굉장히 자랑스럽게 이 부분을 표기해 두는데요 그럴만한 게 어떤 증류소의 위스키들은 색깔을 더 멋져 보이도록? 하기 위해 캐러멜색소등을 사용하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칠필터 드라는 것은 보통 위스키를 병입 하기 전에 위스키를 차갑게 필터링하여 병입 하는 과정이 없다는 얘기인데요 이 부분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으면 유통 중에 위스키가 뿌옇게 변하는 경우가 있어 그것을 방지하고자 함입니다. 예전에는 그런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위스키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칠링필터링을 거쳐 병입 했습니다만 품질에 자신이 있는 증류소들은 논 칠 필터드로 병입을 하고 자랑스럽게 라벨에 표시하곤 합니다.

     

    캐스크 스트랭스(CS), 와 싱글캐스크(SC)의 차이

    사실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깊게 들어가면 너무 복잡해지니 간단한 게 설명해 드리면 둘 다 하나의 캐스크(크기는 다르긴 하지만 흔히 배럴이라 부르는 오크통이라 생각하셔도 됩니다.)에서 숙성한 위스키를 병입 하는 제품입니다. 다만 CS의 경우 물을 타지 않고 오크통에 들어있던 그대로의 맛과 알코올도수를 병입 합니다. 즉 최후의 병입순간에 물을 전혀 타지 않고 하나의 통에서 나온 숙성주를 병입 해야 하는 것이죠.

     

    SC의 경우는 한 증류소에서 같은 해에 증류한 위스키들을 하나의 통속에서 숙성시킨 위스키를 말하며 물을 탈 수도 있습니다만 보통의 경우 CS와 같이 물을 타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다만 다른 시기에 증류한(같은 해면됩니다.) 위스키들이 섞이기에 CS와 구별됩니다. 하지만 최후의 병입순간에는 하나의 통에서 나온 숙성주를 병입 해야 합니다. 

     

    데일리샷 에디션!

    아래쪽에는 DAILYSHOT EDITION이라고 표기를 해두었네요. 스카치위스키업계의 전설이자 거장이 보기에는 자그마한 시장의 유통업체일 텐데 이런 회사를 위해 특별한 에디션을 내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위스키 마니아들의 열정을 인정한다는 뜻이겠죠. 우리나라의 주세법만 받쳐주면 대한민국도 세계에 자신 있게 선보일 위스키를 만들어내는 날들이 올 텐데요.. 소주 때문에 그건 영원히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글은 주세법에 관련한 내용을 좀 담고 있네요. 

     

    해외보다 한국 위스키 가격이 비싼 이유, 해외직구도 대안이 아니다

    위스키 가격 한국이 비싼 이유 젊은이들 사이에 위스키가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요즘에 말도 안 되게 비싼 위스키가격에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상승에는 여러 가지 이유

    jakehorizon.tistory.com

     

    캐스크 넘버는 8274번이며 11년을 숙성하였고 오크통은 'PX PUNCHENON'이라고 표기해 두었습니다.

    PX는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로서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재배되는 백색 포도 품종이며 이 포도를 이용하여 셰리(SHERRY, 주정강화와인, 포트와인이라 보시면 됩니다.) 와인을 생산하고 숙성시킵니다. 그때 사용한 펀천(PUNCHENON)을 이용하여 위스키를 숙성시킨 것이며 펀천은 보통 545L의 크기를 가지는 오크통입니다.

     

    54.3%의 알코올 볼륨을 가지고 있는 것을 표기해 두었습니다. 싱글캐스크이지만 물을 타지 않고 병입했을거라는 추측을 가능케합니다. 

     

    후면라벨 살펴보기

    글렌알라키-2011-싱글캐스크-후면라벨
    글렌알라키 2011 싱글캐스크 후면라벨

    위에서 얘기했던 8274번 캐스크에서 2011년 증류한 위스키임을 표기해두었습니다.

     

    컬러는 마호가니(MAHOGANY)라고 해두었네요. 가구재를 생산하는데 많이 쓰이는 고급나무소재로서 나뭇결이 무척 아름다워 세계에서 가장 좋은 가구용 목재라 평가받는 나무입니다. 적갈색에서 흑갈색을 띠는데요 그 마호가니 나무의 색과 비슷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향은 벌집(벌꿀향을 얘기하는 것이겠죠.), 장미꽃잎향과 구운 흑설탕, 자두, 헤이즐럿, 블랙트러플의 향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맛은 헤더꿀, 과수원 과일, 풍부한 초콜릿향이 카푸치노와 계피, 생강등의 향신료맛에 따라 나온다고 되어있습니다.

     

    박스후면 살펴보기

    글렌알라키-박스후면라벨
    글렌알라키 박스후면

    대충살퍼보면 전설적인 마스터 디스틸러 빌리워커의 지휘아래 우리 팀은 세계를 아우르는 가장 최고의 캐스크를 개발하면서 목재 혁신에 대한 철학을 구현해 왔으며 숙성의 여행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우리의 싱글캐스크 시리즈는  우리의 창고에서 숙성되고 있는 5만 개의 캐스크로부터 빌리가 직접 스몰배치를 선택합니다. 숙성과정에 대한 특별한 열정과 글렌알라키 특유의 개성과 오크배럴이 만들어내는 효과 사이의 완벽한 밸런스를 빌리가 가까이서 모니터 합니다.

     

    이 내추럴한 컬러, 논 칠 필터드 그리고 캐스크 스트렝스의 글렌알라키를 그 형태 그래도 이 보틀 안에 넣어 자랑스럽게 제공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글렌알라키중에서 2011 싱글캐스크 버전을 살펴보았습니다. 워낙 오픈런 광풍이 불어닥쳐서 지금에 와서 글렌알라키를 구해 마셔본 사람들은 좀 실망했다는 얘기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속담처럼

     

    세상에 나쁜 위스키는 없다. 좋은 위스키와 더 좋은 위스카가 있을 뿐

     

    이라는 격언을 전해드리며 오늘은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슬기로운 음주생활로 즐거운 매일매일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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