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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로 살펴보는 위스키 #01 아이리시 위스키 - 제임슨(제머슨, Jameson)

SmiteStitch 2023. 10. 16. 04:20

위스키의 시작 - 아이리시 위스키

위스키의 시초는 어디인가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긴 하지만 많은 학자들에 의해 위스키의 시초는 아일랜드라는 견해가 우위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얘기는 성 패트릭(St. Patrick)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겠죠. 포스팅 마무리 부분에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살펴볼 아일랜드 위스키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아이리시, 제임슨(Jameson)입니다. 보통 제임슨으로 발음하지만 아이리시 악센트로는 제머슨에 가깝습니다. 조승원 기자님의 유튜브 '주락이월드'에서는 세계적 팝스타들이 사랑하는 위스키로 소개되었죠.(레이디가가의 최애 위스키로 소개되었습니다.)

아이리시 위스키 제임슨(Jameson)

제임슨은 전통적으로 녹색의 병을 사용해 왔습니다. 녹색은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죠. 아일랜드의 상징인 샴락(Shamrock, 토끼풀)도, 아일랜드의 전설 속 요정인 레프리컨(Leprechaun)의 옷도 모두 녹색입니다. 특별히 St. Patrick's Day(매년 3월 17일, 아래쪽에 좀 더 많은 정보를 담아두었습니다.)가 되면 전 세계의 아일랜드계 사람들이 많은 도시에서 녹색옷을 입고 기네스와 제임슨 등을 마시며 이날을 기념합니다.

아일랜드의 상징 샴록과 그린컬러

아일랜드 상징인 녹색, 샴록

아일랜드 요정 레프리컨

그럼 본격적으로 라벨을 살펴보면서 제임슨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Jameson-병목라벨
병목부분의 라벨

DISTILLED, MATURED  & BOTTLED IN IRELAND

증류, 숙성, 병입을 아일랜드에서 했다고 표시해두었네요. JJ&S는 회사의 엠블럼이며 존 제임슨과 그 아들의 설립한 회사인 것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존 제임슨이 회사를 설립한 것은 1805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재미있게도 존 제임슨은 아일랜드인이 아닌 스코틀랜드인이라고 하죠. 스코틀랜드에서 아일랜드로 이주 후 그곳에서 아일랜드인 와이프(장인어른이 증류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를 만나 결혼하여 장인어른의 가업을 이어받아 존 제임슨 증류소를 설립하게 됩니다.

 

아이리시위스키-제임슨-전면라벨
제임슨위스키 전면 라벨

JAMESON ESTD 1780

JAMESON이라는 브랜드네임과 함께 1780년에 설립되었다는 표식이 있네요. 위에 1805년에 설립한 회사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1780년은 존 제임슨의 장인어른이 설립한 연도로 1805년에 존 제임슨이 모든 권한을 물려받았다고 알려져 있는 것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정식적으로 존 제임슨 앤 선이라는 회사의 이름을 정하고 모든 권한을 물려받은 것은 1810년이다가 더 정확한 얘기로 전해 내려오고 있죠.

 

가문의 문장과 모토

가문의 문장에 범선은 제임슨가문이 그 당시에 바다에서 악명을 떨쳤던 해적을 스코틀랜드해안에서 격파한 일을 기리며 만들어졌다고 하며 그 아래쪽에 'SINE METU'라는 글귀가 보이는데요, 라틴어로 그 뜻은 '두려움 없이(without fear)'이며 해적을 물리쳤던 가문의 역사와 함께 아일랜드 내전, 미국의 금주령등을 이겨낸 JJ&S 증류소의 모토라고 합니다.

 

또한 JAMESON가문은 격투가 가문으로도 유명하다 알려져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점이 전 UFC챔피언인 코너맥그리거가 제임슨가문과 케이지 밖에서 위스키를 가지고 타이틀 매치를 선언했다는 점입니다. 코너 맥그리거의 아이리시 위스키 PROPER No. 12로 제임슨의 판매량을 앞서겠다고 선언했던 것이죠. 물론 아직까지는 제임슨의 압승입니다.

 

TRIPLE DISTILLED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부분이 아이리시 위스키로서 제임슨의 가장 중요한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바로 3중 단식증류입니다. 제임슨 위스키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죠. 트리플 디스틸드는 아이리시 위스키의 유니크함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모든 아이리시 위스키가 3중 단식증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속식 증류기가 등장한 이후 많은 증류소들이 단식증류를 버리고 연속식 증류를 선택했죠. 그 이유로는 고순도의 알코올증류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외에 생산량이 단식증류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단식증류기를 이용하여 예전의 클래식한 위스키의 맛을 지키려 하는 증류소들이 있는데요 그러한 증류소들은 자신들의 위스키 라벨에 자랑스럽게 이 문구를 새겨 넣는 것이죠. 3중 단식증류를 하게 되면 풍미가 더 풍부하고 부드러운 위스키를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위스키에 우아함을 더해주기는 하지만 맛의 다양성을 뽑아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얘기되기도 하죠.

 

트리플 디스틸드방식의 증류소들을 간단히 알아보자면 오늘 소개해드리고 있는 제임슨(JAMESON), 라이터스 티얼스 코퍼팟(WRITER'S TEARS COPPER POT), 미들턴(MIDDLETON), 그리고 툴라모어 듀(TULLAMORE D.E.W)가 있으며 싱글팟스틸(Single Pot Still) 위스키인 레드브레스트(REDBREAST), 파워스(POWERS), 그린스팟(GREEN SPOT), 그리고 더블린의 틸링(TEELING), 또한 부시밀스(BUSHMILLS)그리고 딩글(DINGLE)의 싱글몰트위스키들은 트리플디스틸드방식으로 생산됩니다.

 

물론 스코틀랜드에서도 이 트리플디스틸드방식의 위스키를 만들어내는데요, 오켄토션(AUCHENTOSHAN), 로즈뱅크(ROSEBANK), 헤이즐번(HAZELBURN), 벤리악(BENRIACH), 벤로막(BENROMACH)등이 있습니다. 어메리칸 위스키에서는 우드포드리저브(WOODFORD RESERVE)를 얘기할 수 있겠네요.

 

IRISH WHISKEY

아일랜드의 위스키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는 만드는 방식도 차이가 있지만 영단어의 철자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영어라도 미국과 영국의 표기가 약간 다른 일들이 많이 있으니 뭐 특별한 것 없다고 할 수 도 있겠으나 사실 이 부분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의 자존심 싸움과 결을 같이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위스키라는 단어에 'E'가 들어가 있는 것은 아이리시이며 스카치는 E가 없이 쓰죠. 위스키의 시초는 아이랜드라는 주장과 함께 우리 위스키는 너희 들것과 달라라는 독립적 아이덴티티의 선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이리시위스키-제임슨-후면라벨
제임슨 후면라벨

후면라벨에서는 딱히 주의 깊게 살펴볼만한 내용은 없어 보입니다. 

제조사 부분만 간단히 살펴보면 '아이리시 디스틸러스 페르노리카드'라고 쓰여있네요. Pernod Ricard는 프랑스의 주류회사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7위 수준의 볼륨을 가지고 있는 주류회사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압생트와 페르노의 생산으로 유명한 회사이며 한국에서 유명한 발렌타인, 로열살루트, 앱솔루트 보드카, 시바스리갈, 임페리얼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볼륨이 크고 유명한 주류회사는 디아지오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의 영향력만큼은 이 페르노리카드가 더 강하다고 볼 수 도 있겠습니다.

아이리시위스키-제임슨-바닥면
제임슨 위스키 바닥면 - 배럴맨

제임슨 위스키 병의 바닥면에는 그 유명한 배럴맨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제임슨 위스키를 일구어온 과거와 현재의 성실한 제임슨 증류소의 일꾼들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최초의 디자인은 아래와 같았다고 합니다.


1920년대 에드워드 맥나이트 코퍼가 디자인한 최초의 배럴맨

 

오늘은 라벨로 살펴보는 위스키 첫 번째 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리시 위스키 제임슨을 살펴보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이야기들 중 본문에 담기에는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벗어날까 봐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나머지 이야기들을 아래쪽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건강하고 슬기로운 음주생활 하시길 기원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 패트릭(St. Patrick)과 St. Patrick's Day.

매년 3월 17일에는 아일랜드에 천주교를 전파했던 패트릭성자를 기념하는 날로서 성 패트릭스데이(St. Patrick's Day)라 부르며 아일랜드의 전역과 뉴욕, 시카고, 보스턴등 많은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있는 도시에서는 모두 축제로서 즐기는 날이 되어있습니다. 이날이 되면 기네스와 제임슨을 많이 마시면서 하루를 보내죠. 한국에서도 이태원에서는 이날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녹색옷을 입고 이태원 골목을 채웁니다. 

 

2022년 할로윈때 이태원에서는 워낙 큰 참사가 일어나 언급하기 조심스러워지긴 하지만 할로윈도 아일랜드지역의 고대 켈트족이 가을 추수의 감사와 겨울의 시작을 축하하며 죽음과 유령을 달랬던 축제인 사우인(Samhain)이 유래라는 것도 알아두시면 쓸데없는 잡학지식이 될듯합니다.

 

제임슨인가 제머슨인가

JAMESON은 어메리칸 악센트로는 제임슨에 가깝게 발음되지만 우리는 아이리시 위스키를 다루고 있으므로 아이리시 악센트로서의 발음을 살펴보겠습니다. 영상에 나온 것처럼 JAMESON은 제머슨에 가깝게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죠.

 

또한 아일랜드 사람들은 건배를 할 때 아래의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아일랜드 지방의 고어 '게일어'로 건강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한국의 '건배'와 같은 단어라 생각하시면 될듯합니다. 발음은 '슬란챠' or '슬런챠'에 가깝게 발음해 주시면 됩니다. 주변에 아일랜드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는 기회가 생기신다면 아래 단어로 건배하시는 것도 좋은 팁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실 아일랜드는 한국과 정말 많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북유럽의 대한민국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죠. 아일랜드의 별칭이 '켈트의 호랑이'라는 사실도 놀랍고요.

 

아일랜드역사와 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진 글이 있어 링크를 걸어드릴 테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글을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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